[함양여행] 벽송사, 미인송 아래서 느끼는 평화로움의 전율

반응형

♬ 함양여행/벽송사 ♬


함양의 벽송사는 조선 중종때 벽송 지엄선사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서산대사와 사명대사가 수행하여 도를 깨달은 유서 깊은 절입니다.

벽송대사는 벽송산문의 1대 조사였고 서산대사가 3대 조사였으며 기라성 같은 정통조사들이 벽송사에서 수행교화하여 조선 선불교 최고의 종가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한국불교 출가스님의 모두가 서산문파와 부휴문파에 속하는데 서산과 부휴 양대조사가 모두 벽송사 출신이라는 사실은 벽송사가 조선불교의 종가임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죠.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저희의 발걸음을 벽송사로 이끄는 이유는 벽송사에서 느끼는 평화로운 풍경이라 말할 수 있는데요.

벽송사에 서면 지리산에서 내뿜는 정기와 사찰의 고요한 분위기가 보는 이를 압도합니다.

그럼 함양의 벽송사를 소개합니다.


* 여행일자: 2014년 10월 23일 (목)









입구에서 바라 본 벽송사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아주 조용하다는 것입니다.

전국의 이름난 사찰이 다 그렇지만 유독 벽송사에서 느끼는 고요함은 특별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조선 선불교의 종가라는 거창한 수식어답게 화려할만도 할지언데 그 흔한 일주문조차도 보이질 않는군요.







벽송사는 마치 일부러 담장을 뚫어 놓은 듯한 입구부터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지요.

또한 벽송사는 너른 마당과 3단으로 층이 나뉜 절 구성이 인상적이더군요.

벽송사에는 너무나도 뼈아픈 역사가 있답니다. 

한국전쟁 당시 지리산 일대에서 활동하던 빨치산들이 벽송사를 야전병원으로 이용했는데 그 이유로 나중에 군인들이 벽송사를 불태워버렸죠. 

지금의 벽송사는 1960년대에 중창된 모습입니다.









너른 마당을 가로질러 계단을 오르니 벽송선원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생깁니다.

보통 사찰의 중심에는 대웅전을 비롯한 법당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 곳 벽송사는 선방이 자리잡고 있더군요.

여느 절과는 아주 다른 특이한 가람배치를 보이고 있고 건물마다 소박함이 이루 말할수가 없습니다.

단청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가 없지요.











벽송선원 좌우로 간월루와 종무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벽송사의 모든 건물은 단청을 칠하지 않아서인지 소박함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아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주변의 풍경은 너무나도 조용합니다.











벽송선원의 마당 앞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참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질 않더군요.

지리산 줄기가 눈앞으로 흐르고 있고 단풍이 물든 산하는 아름다운 절경을 보여줍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느끼게 되는 풍경입니다.











벽송선원의 뒷편으로 원통전과 산신각이 자리잡고 있더군요.

원통전은 어찌보면 벽송사의 유일한 법당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모양새 또한 화려함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지요.

우리나라에서 이름만 대도 다 안다는 유명한 스님들이 대거 배출된 사찰이라고는 전혀 믿을 수 없을 만큼 겸허한 곳이 바로 벽송사입니다.











벽송사의 내력이나 의미 모두 중요하지만 저희를 이 곳으로 이끈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사진속의 나무 두 그루 때문입니다.

좌측의 도인송과 우측의 미인송이라는 이름을 지닌 소나무인데요.

옛 법당터에 자리 잡은 미인송과 도인송은 절세미인의 모습과 의젓한 수도자의 형상으로 보는 이를 압도하고 있지요.

마침 성지순례를 오신 팀들이 있었는데 이들을 이끌고 오신 분의 해설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미인송이 도인송을 꼬시기 위해 도인송 방향으로 다가서려 하고 도인송은 이러한 유혹에 아랑곳하지 않고 하늘로 꿋꿋히 뻗어 있는 모습이라는 설명에 모두들 큰웃음을 짓게 되는군요.











미인송의 자태는 정말 멋집니다.

도인송이 남자답게 웅장하다면 미인송은 가녀린 여인의 자태를 그대로 간직한 듯 보입니다.

그리고 넓직한 지금 이 터가 옛법당터라고 하는군요.

정면으로 삼층석탑이 보이는데 벽송사가 새로 중건되면서 옛법당의 동쪽편에 있던 삼층석탑만이 이렇게 홀로 남게 되었다고 합니다.













미인송 아래로 평상이 마련되어 있어서 잠시 앉아서 쉬어 보는데요.

여기서 보는 풍경이 할말을 잃게 만듭니다.

벽송사의 도량 전체 모습이 고즈넉히 바라다 보이구요.

전면으로 펼쳐지는 지리산 자락과 가을 하늘의 맞물림은 마음을 너무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여기서 잠시 쉬어간다는 게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서 일어서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를 않더군요.

전율을 느낄만큼 아름답고 평화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이 석탑은 벽송사 삼층석탑으로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탑의 위치는 원래 벽송사 대웅전 동편에 세워놓은 것인데 사찰이 아래로 옮겨져 탑만 남게 되었죠.

특이한 것은 조선시대의 석탑임에도 불구하고 통일신라시대의 양식을 표현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법당이 옮겨가고 남은 빈 공터에서 외로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제 서서히 주차장으로 발길을 돌리는데요.

단풍이 물든 오솔길이 참 낭만적으로 느껴집니다.









어느 덧 저녁을 공양할 시간이 되어가나 봅니다.

산사의 굴뚝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데요.

그 모습이 너무나 정겹게 다가오죠.









그리고 벽송사를 이야기할 때 빠져서는 안되는 것이 또 하나 있지요.

바로 벽송사 목장승인데 지금은 벽송사를 대표하는 명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 보이는 전각안에 나무로 만든 금호장군과 호법대장군의 장승을 일컫는 말입니다.

목장승 금호장군과 호법대장군은 무서우면서도 순박하고 위풍 당당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장승의 모습을 오롯이 보여준답니다.







이제는 벽송사를 떠날 시간입니다.

그동안 많은 사찰들을 다니면서 많은 감정과 느낌들을 받았었죠.

하지만 그 어느 절보다도 벽송사에서 느끼는 감정들은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미인송 아래서 느끼는 마음의 평온과 고요함은 결코 잊지 못할 것 같네요.

편안함이 인상적이었던 함양 벽송사의 포스팅을 마칩니다.

반응형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